2015. 6. 7. 10:09

<2016년 맥북프로에 적용된 2세대 버터플라이 메커니즘>


나비식 키감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전에 우리가 접하는 키보드에 대해서 조금 설명하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보급형 키보드의 구조와 노트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펜터그래프(Pantograph)입니다.




<러버돔 방식과 펜타그래프 방식>


이들에게는 공통된 사항이 있는데, 그것이 러버돔(Rubber dome)입니다.

고무로 된 둥근형태의 이 부품은 키보드 내에서 스프링 역할을 하며, 부드럽고 말랑한 키감이 특징입니다.

과거에는 러버돔이 눌렸을 때 탄소접점으로 기판을 인식시키는 방식이 많았으나

현재는 기판 대신에 얇은 막이 눌렀을때 회로가 인식되는 멤브레인(Membrane)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러버돔에 내장된 탄소접점과 기판대신 사용되는 멤브레인>


오래전부터 단가를 이유로 대부분의 러버돔 키보드에는 이렇게 기판대신 멤브레인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저가의 키보드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고무의 경화로 눌렀을때 둔하게 느껴지거나

멤브레인의 손상으로 입력한 키가 인식이 안되는 경우도 접하게 됩니다.

게다가 잦은 사용으로 고무가 갈라지고 찢어지기도 합니다.


그러한 문제점은 2000년대 들어서 기계식 키보드의 부활이라는 재미있는 현상까지 벌어졌고

러버돔과 멤브레인의 단점을 대처할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기계식과 정전용량만으로 생각되었으나

2015년 애플에서 재미있는 키보드를 선보이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나비식 메커니즘의 구조물과 스테인레스 돔스위치를 내장한 12인치 맥북입니다.


MacBook (Retina, 12-inch, Early 2015) :: 나는 왜 맥북을 구입하게 되었나

Read more: http://pinchocodia.tistory.com/514

 

<버터플라이 메커니즘의 구성>


맥북 12인치에 새롭게 적용된 나비식 메커니즘의 부품은

나비 형태의 구조물이를 지탱해주는 고정, 스테인레스 돔 스위치, 키캡과의 충돌에서 금속돔을 보호하는 보호물

정도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인식기와 스프링 역할은 돔스위치가 담당하지만

키가 움직이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나비형태의 구조물이기 때문에

키캡의 면적이 커졌음에도 안정성, 균일성, 정확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가위식에 비해 움직임은 적어졌고, 얇은 두께를 유지하기 위해서 고무대신 금속돔이 적용되어

키감이 다소 딱딱해졌습니다. 이전과 다른 이질감은 이러한 이유입니다.

 

 


<새로운 나비식 구조물과 스테인레스 돔 스위치 - MacBook (Retina, 12-inch, Early 2015)>

 

 

<기존 가위식 구조물과 러버돔 - 맥북에어, 맥북프로>

 

 

<매직키보드에 적용된 구조물과 러버돔 - Apple Magic Keyboard>


생각해보면 나비식을 구현한 가장 큰 이유는 맥북을 최대한 얇게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친숙한 러버돔 대신에 스테인레스 돔스위치가 적용되었고, 딱딱한 키감이 발생한 원인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이 방식에서 크기만 키우고, 러버돔으로 교체한다면?

기존 사용자들에게도 친숙한 키보드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신형에는 단점만 생겼을까요? 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12인치 맥북 키보드의 LED 백라이트>


기존의 가위식과 비교해서 달라진것은 움직이는 구조물뿐만 아니라, 고정물에도 차이가 생겼습니다.

최대한 투명해지고 간소화된 형태로 빛의 투과율이 좋아졌고,키마다 단독 LED가 적용되면서 백라이트가 더 밝아졌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키와 키 사이에 불필요한 빛이 새어나오는 부분도 적어졌습니다.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어두운 곳에서 사용하면 확실히 눈의 피로가 적습니다.




<투명한 고정물과 십자 형태의 금속돔>


게다가 러버돔대신 금속돔으로 교체 되면서, 조금은 변하지 않는 키감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화되는 고무와 달리, 금속은 온도나 습도 변화의 영향이 적으며 비교적 일정한 키감을 유지시켜 줍니다. 


물론 금속재질 특유의 강한 내구성은 장점이지만, 문제는 눌릴때 마다 변하는 금속의 피로도 입니다.

이를 보호하고 키캡과의 직접적인 충격과 마찰을 줄이는 보호물이 존재하지만, 어느정도 유지시켜 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적어도 내구성을 위한 도금 정도는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정도입니다.

형상기억합금등 차세대 금속은 개발단계이기에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균일한 형태의 키보드 내부>

 

당연하지만 나비식 메커니즘의 적용으로 일반적인 키보드에서는 쉽게 접하는 철심 형태의 스테빌라이저가 제거되었습니다.

이는 상당히 획기적인 시도이며, 좋은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면적이 큰 키들도(예:스페이스바) 일반적인 사이즈의 키들과 비슷한 키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의외로 많은 사용자들이 스테빌라이저의 답답한 키감이나 고유의 철심소음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오리지날 체리키보드와 사제메이커의 작은 차이점 (스테빌라이저, 회색축, 녹색축, 철심,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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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나비식 키보드에 적용된 돔 스위치>

 

2세대의 특징은 더욱 얇아진 키감과 더불어, 변경된 돔 스위치의 디자인입니다.

1세대의 사각형 십자모양 디자인에서 벗어나 원형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는 거부감이 적은 금속성 볼륨감으로 변했으며, 사용자가 느끼기에는 트랙패드 클릭감과 더 비슷해진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다만 1세대와 비슷하게 입력시 발생하는 인식불량에 대한 개선이 미미하다고 판단됩니다.




https://dribbble.com/shots/1995085-Concept-Butterfly-Mechanism

 

마무리하며,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그동안 사용했던 나비식의 키감이 재미있고 즐거워서 였습니다.

 

얇은 깊이와 함께 직관적인 입력과 빠른 인식은 글을 쓰는데 생각보다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뚝뚝뚝 눌리는 느낌과 소음은 왠지 모르게 판스프링 방식의 기계식 스위치를 연상하게 합니다.

하지만 다수의 느낌이 부정적이라면, 차후에는 변경되지 않을까 예상도 되네요...

어떻게 보면 지금의 평가는 좀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https://techcrunch.com/2015/04/09/2015-macbook-review/



Posted by 루습히